아빠의 다정은 나를 불편하게 한다.

 

그의 다정을 내내 외면하다가 겨우 마주한 순간 오는 첫 감정은

미안함이다. 

 

그는 늘 그의 방식으로 다정하게 구는데, 뒤늦게 그의 다정을 확인하면 항상 눈물이 난다. 

 

됐다고 됐다고, 싫다고 싫다고 거절을 해도 결국엔 손에 작은 유에스비 하나를 쥐어준다.

집을 떠나고도 한참 후에야 유에스비를 확인하면 그동안 함께 찍은 사진들이 아빠만의 규칙대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너무 미안해서 그래서 늘 죄책감이 생긴다. 

 

내가 삐지면 한라봉 속껍질을 일일이 까 촉촉한 속만 건네던 사람.

외면하고 외면해도 또 한 번을 권하던 사람. 

나는 끝까지 거절했던 딸이라 문득 떠오르는 기억에 불편하기만 하다.

 

 

 

나는 아빠를 몇 번이나 울렸을까. 

 

 

 

Posted by 와이닝 :